Tuesday, August 31, 2010

커피야 안녕


나는 밥은 거를 수가 있어도 커피는 거를 수가 없었습니다.

학교 다니면서 돈이 궁할 때, 나는 밥 대신 커피로 끼니를 때우곤 했습니다.

그것도 재떨이 맛 나는 starbucks커피로 만든 mocha여야만 했습니다.

Iced venti three pumps of mocha를 기본으로 시즌별로 나오는 시럽등을 가감하며 계절감도 즐겼습니다. 여름엔 citrus 계열 시럽이 나옵니다. valencia 라든지, orange 라든지. 이번 여름엔 dark cherry가 나왔지만요. 가을이 되면 pumpkin spice가 제 맛이지요. 겨울은 mint입니다. 기타 등등 많아도 뭐 다른 시럽은 그닥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눈 뜨는 것이 힘이 들 때 난 커피를 마셨습니다.

슬플 때도 커피를 마셨죠.

기분이 무지 좋을 때도 커피를 마셨습니다.

운동하기 전이면 커피를 마셨죠.

샤워하고 나면 커피를 마셨습니다.

강의실은 커피를 손에 들지 않으면 불안해서 못 들어갔습니다.

친구들이랑 수다 떨 때 커피를 마셨습니다.

교수님들이랑 밥을 먹고 나면 커피를 마셨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커피를 마셨습니다.

애인이랑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refreshing하다 여겨지는 것 중 하나가 손잡고 커피사러 가는 일이었습니다.

커피향을 맡으면 가장 인생의 의미를 모르겠는 때조차도, 이 향 하나면 살 가치가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It means world to me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었습니다.

Food processor도 juicer도 없는 내 집엔 coffee grinder와 상당히 값을 치룬 espresso machine이 있습니다. Milk frothing도 가능하지요.


그런데 이제 커피와는 안녕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언젠간 아이를 낳아야 할 것이고, 또 이젠 피부관리도 해야할 나이가 됐으니까요.

커피야, 그간 즐거웠어. 함께 지낸 시간 생각하면 인사가 너무 간략하기만 하구나.

너랑 헤어져야만 하는 현실이 나도 슬프다, 휴우..........








마음 속의 아이